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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는 수녀님께 제 자신이 극도로 필요로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의 딸이여, 저의 고통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 고통은 분노로 격해 있는 마귀들로부터 그리고 좋은 지향을 지닌 사람들로부터 오고 있습니다.

만일 하느님께서 저에게 큰 힘을 주시지 않는다면

저는 이 고통의 무게에 짓눌리고 말 것 같아 두렵습니다.

저의 약한 육체는 무너지고 말 것이며 죽음만이 모든 것의 끝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하느님께서 그분 자비의 품에 저를 받아 주시리라는 것을 신뢰합니다.

저는 수녀님을 믿고 제 은밀한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일이 이제 갓 태어나는 것을 보았는데

태어나자마자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또한 분명히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종들이 이 영적 건물을 세울 초석들이 되기 위해 오는 것을 전혀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장해물이 되고 있는 제 자신이 제거된다면 하느님께서는 길을 마련해 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모든 것에 대해 제 자신을 준비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선하신 즐거움(Divine Good Pleasure)에 제 자신을 온전히 맡겨 드리며 의탁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대로 이 일이 이루어지든지 이루어지지 않든지 저는 직면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마치 예전에는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만 같습니다.

심지어 제 육신의 건강마저도 약해지고 있습니다.

저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의 딸인 수녀님께 이 모든 것을 솔직히 털어놓고 있습니다.

가난한 아버지는 자신의 필요와 곤궁을 자녀들과 나누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를 위해 참으로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저의 필요가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지극히 거룩한 피와 거룩한 마리아의 슬픔을 영원하신 아버지께 봉헌해주십시오.

수많은 난관에 직면해 있는 이 불쌍한 죄인을 위해 힘과 도움 그리고 자비를 간구해 주십시오.

그럼에도 저는 이 고통을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으로 기쁘게 안아 들이고 있습니다.

1741년 8월 10일

십자가의 성 바오로가

예수 고난 봉쇄 수녀회의 공동 창립자가 될 마더 마리아 크로치피싸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바오로는 자신의 힘듦, 두려움, 아픔을

자신의 영적 딸에게 진솔하게 나누고 기도를 부탁하고 있는데요.

이 당시 남자 고난회는

불과 몇 달 전에야 교황 베네딕토 14세로부터 회칙의 승인을 받고

성장을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주변에 많은 도움을 청함에도 불구하고 지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수도 생활의 어려움으로 함께 하던 이들이 떠나고 있었지요.

이러한 고뇌의 상황 속에서 바오로는

자신의 고통을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의 견지에서 바라보고

그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있습니다.

삶 안에서 일어나길 바라지 않지만

고통과 시련, 절망의 시간이 언제나 있기 마련이지요.

크거나 작거나 이는 자신이 겪어내야 하는 것이구요.

고통스러울 때에 자신 안으로 침잠하는 시선을 들어 올리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시간을 홀로 외로이 겪을 것인가 아닌가,

의미 있는 시간이 되게 할 것인가 무의미하게 넘겨버릴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의 깨어 있음에 달려 있지요.

타인과 하느님께 시선 맞추기, 마음 맞대기.

그러면 이어진 눈길과 마음의 길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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